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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9B020303
지역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창언

고령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딸기 생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고령군에서 딸기 재배가 성행하는 곳은 합가리를 포함한 쌍림면대가야읍 일대이다. 가야산낙동강에 접해 있는 고령군의 지형과 토질이 다양한 만큼 재배되는 농산물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낙동강이나 회천에 인접한 성산면다산면, 우곡면 등지에서는 참외와 멜론, 향부자, 수박 등의 작물을 주로 재배한다. 개진면에서는 감자를 많이 재배하며, 산지로 둘러싸인 쌍림면 일대에서는 딸기가 주요 산물이다.

[고령군에서 딸기 농사가 처음 시작된 곳]

쌍림면 합가리는 고령군에서 처음으로 딸기작목반을 결성하고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딸기를 재배한 곳이다.

이곳은 인근 지역에 비해 일조량이 적고 기온이 낮아 다른 작물에 비해 딸기 재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었다. 당시 개실마을 사람들은 새마을 운동을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던 중 합가리 일대 농지의 특성을 고려해서 본격적으로 딸기를 재배하게 되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시설 재배 방식으로 딸기를 생산하던 곳은 경상남도 밀양과 삼랑진 그리고 충청남도 논산 등 두세 곳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고령 지역의 한 농민이 논산에서 시설 재배 방식을 터득하고 개량종을 도입함으로써 고령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딸기 재배가 시작되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딸기 재배를 집단적으로 실행한 곳이 개실마을이다. 이에 개실마을 사람들이 딸기 재배로 소득을 올리게 되자, 쌍림면의 인근 마을에서도 노지 재배를 중단하고 점차 시설 재배 방식으로 딸기를 재배하게 되었다고 한다.

[합가딸기작목반을 결성하다]

시설 재배 방식이 도입될 당시 합가리에서 딸기 재배에 관심을 가졌던 마을 사람들은 ‘합가딸기작목반’을 결성하고, 비닐하우스 설치에 소요되는 경비를 농업협동조합에서 대출 받아 조달하였다. 시설 재배를 통한 딸기 재배가 자리를 잡기까지 당시 농업협동조합의 지도부장이자, 현재 개실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만 씨의 권유와 협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당시 딸기작목반은 초대 반장인 김기수 씨와 총무인 김태만 씨를 비롯해 모두 열두 농가로 구성되었는데, 작목반 사람들은 마을의 종택 뒤편 기슭에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를 베어 골격 재료로 사용하여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면서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딸기 농사는 곧 개실마을 사람들의 주요 소득원이 되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딸기를 재배하는 김종수 씨는 첫 출하로 투자액의 두 배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첫 수확을 올린 1977년에 투자액이 약 50만 원이었는데 소득은 110만 원 정도였다. 당시 논 3.3㎡당 1920원한 것에 비추어 매우 큰 소득이었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딸기 농사짓기]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딸기 농사는 시대를 거치면서 종자가 개량되어 재배 기간도 앞당겨졌다. 초창기에는 4월 초순에 농지를 갈고 이랑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여, 이후 8월 말까지는 모주(母柱)를 심고 자묘(子苗)를 번식시키는데, 지나치게 번식하면 이를 억제하였다. 이 기간 동안에는 생육 상태에 따라 가끔씩 물비료를 살포하였다.

이윽고 9월 중에 모종을 이식하면, 10월에는 하우스의 골재를 설치하고, 11월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였다. 12월 초순까지 잡초 성장을 억제하는 비닐을 까는 작업을 했고, 이듬해 4월부터 출하하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조생종을 재배하면서 작업 시기가 앞당겨져, 출하도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5월 말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딸기 재배 농가의 흥망성쇠]

1976년 열두 농가로 시작한 딸기작목반은 딸기 농사가 절정에 이른 1980년대 중반에는 스물세 농가로 확대되었다. 당시는 개실마을 농지 가운데 시설 재배를 할 수 있는 평지에 위치한 농지의 대부분에서 딸기를 재배했고, 딸기를 직접 재배하지 않는 농가에서도 딸기 수확 철에는 품을 팔아 개실마을 거의 모든 농가가 딸기 농사에 관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딸기 농사에 참여하는 농가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여, 2005년에는 열서너 가구로 줄어들었다가 2010년 현재는 세 가구만이 딸기 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개실마을에서 딸기 농가가 줄어드는 것은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와 농민의 고령화 그리고 의욕만 앞세워 뒤늦게 딸기 농사에 참여한 일부 농가의 실패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개실마을의 딸기 농사는 한때 위기를 맞기도 하였다. 개별 농가나 소규모 영농조합 단위로 출하하면서 상품의 규격화를 이루지 못하고, 상품을 포장할 때 작은 딸기를 섞어 팔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에 개실마을 딸기 농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농업협동조합을 통한 계통 출하로 극복하였다.

개실마을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딸기의 맛은 토양과 관리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들은 개실마을의 딸기가 신선도와 당도에서 우수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딸기는 여전히 고소득 작물로 주목받고 있는데도 일손이 부족하고 힘이 들어 농사를 중단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개실마을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의 유휴 노동력을 농촌의 고소득 작물 재배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정보제공]

  • •  김종수(남, 1944년생, 쌍림면 합가리 주민, 합가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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