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58 |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오영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차조가루에 고구마를 섞어 시루에 켜켜로 안쳐 찐 떡.
[개설]
조는 생육 기간이 짧고 가뭄에도 매우 강하여 척박한 토질에서도 잘 자라서, 서귀포의 기층 농경 문화는 조라고 할 수 있다. 조의 품종도 십 여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여 품종별 조리 적성을 고려해서 주식, 음료와 술, 떡 등에 맞추어 이용되었다. 쌀이 귀했던 서귀포에서는 차좁쌀가루로 시루떡을 빚어 각종 의례의 제물 또는 접대용 음식으로 활용하여왔다.
[연원 및 변천]
서귀포 지역의 유적지에서 시루가 출토되지 않아 그 연원은 오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돌래떡과 같은 삶는 떡으로 요리하다가 시루가 보급되면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늘날 켜켜로 찌는 시루떡은 아니더라도, 솥 위에 받쳐 찌는 ‘떡징’[대나무로 만든 떡받침틀]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찌는 떡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서귀포에서는 좁쌀가루에 고구마·호박·무 등을 채로 썰어 넣어 각각 ‘감저조침떡’·‘호박조침떡’·‘삐조침떡’[무조시루떡]을 만들었다. 서귀포에서는 시루떡이라 부르지 않고 ‘침떡’이라고 부르는데, 곧 찐 떡을 의미한다. 예외적으로 무속 제물을 만드는 굿시루에서 켜를 가르지 않고 찐 떡을 ‘굿시리떡’이라고도 부른다. 1970년대 말 현대식 떡류 가공업이 생겨나면서 쌀로 만든 시루떡은 만드나, 좁쌀로 만든 시루떡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아 잊혀져가는 지역 음식이다.
[만드는 법]
좁쌀[흐린조, 차조]은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 다음, 소쿠리에 건져 소금을 조금 넣어 빻아 가루를 만든다. 팥은 깨끗이 씻어 물을 부어 삶은 후 뜸을 들이고 절구에 소금을 조금 넣고 찧어 보슬보슬하게 만든다. 고구마는 굵게 채로 썰어 떡가루에 넣고 고루 섞는다. 시루에 밑을 깔고, 팥고물을 넣고 고구마채를 섞어둔 좁쌀가루를 3.5-4cm 두께로 한 켜를 놓는다. 여러 켜를 만든 후 젖은 베보자기를 덮고 찌다가, 된 김이 오르면 15분 정도 더 쪄낸다. 긴 대꼬챙이로 찔러 보아 좁쌀가루가 묻어나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고구마 대신 호박이나 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육지에서 시루떡의 기본은 쌀이나, 서귀포에서는 좁쌀이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 인 굿·상례·기제사 등에 올리는 시루떡은 가능한 한 쌀을 사용하였다. 하얀색의 쌀시루떡은 정갈하고 고급품이라 신이 응감을 잘하는 정성스런 음식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서귀포 여성들은 ‘곤쌀계’[쌀계]를 조직하여 경조사에 쓸 쌀을 미리 확보하여 두었다. 쌀이 부족한 주민들은 윗층[0.5cm]에 쌀가루를 얹히고 밑층[2cm]은 좁쌀가루를 넣어 한 켜에 좁쌀과 쌀이 어우러진 시루떡을 만들어 제상에 올리기도 하였다. 조침떡은 의례용 보다는 의례 때 동네에서 나눠먹기 위한 떡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