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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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오영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자리돔을 간장으로 바싹 조린 반찬.
[개설]
여름철 서귀포 연안에서 많이 잡혀 흔히 먹었던 생선이 자리돔이다. 타향에 나가있는 서귀포 사람들은 초여름이 되면 자리 음식이 생각나서 향수에 젖을 만큼 자리돔은 지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어종이다. 자리는 물회 뿐만 아니라 젓갈로 담기도 하고 조림이나 구이로 먹는데, 조림은 작은 크기의 ‘쉬자리’로 만든다. 서귀포시 보목동 항구에서 해마다 6~7월이 되면 자리돔축제를 개최한다.
[연원 및 변천]
자리돔은 정착성 아열대성 어종이어서 여름이 오면 서귀포 바다에는 자리어장이 풍성하게 형성된다. 옛 서귀포에 관한 기록에 전복·옥돔·갈치·고등어·오징어 등 생선이름이 등장하나 자리돔에 관한 내용은 없다. 다만 조선 중종 때 김정(金淨)의 「제주 풍토록」[1519년]에 ‘잡어들이 있다’고 한 기록에서 자리도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자리는 쉬이 변하고 값싼 존재에 불과했기 때문에 특기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수산지』[1910]에 ‘제주도 전역에 흩어진 자리 그물망은 282망이었을 정도로 자리 잡이가 성행하였다’고 기록되었다. 특히 자리의 주산지인 모슬포와 보목리 포구에는 널려있는 것이 자리그물과 ‘테우’[자리잡이배]였다고 한다. 자림조림은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많이 먹는 여름철 서귀포의 시절식이라 할 수 있다.
[만드는 법]
가능한 한 중간 보다 작은 크기의 자리돔을 골라 배를 가르지 않고 씻어 준비한다. 간장·고춧가루·식용유 등 갖은 양념으로 양념간장을 만든다. 냄비에 자리돔을 놓고 잠길 때까지 양념간장을 얹어 중불에서 국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린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자리조림은 무 등 채소를 넣지 않고 단지 간장으로 바싹 졸여 만든다는 점이 다른 생선 조림과의 다르다. 또한 8㎝ 미만의 어린 ‘쉬자리’로 만들기 때문에 가시가 세지 않고 담백하다. 지금도 서귀포 토박이들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리는 것 없이 다 씹어 먹는다. 자리조림의 일미는 씹을수록 진미가 나오는 것이라고 회자된다.
나비박사 석주명은 일제 강점기 말 2년여 동안 서귀포에 살면서 자리돔을 좋아하는 주민 식생활을 흥미롭게 보았다. 그의 저서 『제주도 수필』에 도민의 최고의 행락은 해변에서 ‘자리회’에 소주 먹는 것이며, 특히 남부에서 발달하였다는 등 수차례에 걸쳐 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귀포시 보목항에서는 자리돔을 소재로 어업인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자리돔축제를 보목항구에서 2000년 이래 해마다 6~7월에 개최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테우 젓기 체험, 선상 놀래기낚시, 보목 해저 탐방, 자리돔 체험 마당, 즉석 활자리 시식 체험, 자리돔 요리 판매 행사 등 다채로운 한마당 잔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