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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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屯- |
이칭/별칭 | 둔쉐,번쇠,번쉐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고광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농민들이 품앗이로 농우(農牛)를 돌보는 조직.
[개설]
농우 공동사육 조직을 ‘둔쇠[둔쉐, 번쇠(쉐)]’라고 한다. ‘둔(屯)’이란 떼를 지어 모이는 일 또는 모이는 곳을 말하며, 공동 사육하는 소를 둔쇠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저마다 한 사람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소를 돌본다.
[형태]
서귀포시 덕수리의 경우 둔쇠의 조직은 암소와 수소에 따라 달리한다. 암소의 둔쇠 조직을 ‘암쇠패’, 수소의 둔쇠 조직을 ‘부랭이패’라고 한다. 하나의 둔쇠 조직은 10~12호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서귀포시 사계리의 경우 암소는 협동방목사육(協同放牧飼育), 수소는 위탁방목사육(委放牧飼育)하는데 협동방목사육을 두고 ‘둔쇠’라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서귀포시 덕수리의 경우 공동으로 소를 사육하는 기간은 봄에 새싹이 소가 뜯어먹을 만큼 자란 곡우(穀雨), 즉 음력 3월 중순부터 겨울농사를 준비하는 음력 8월 중순까지이다. 개별적으로 소를 관리하는 기간은 겨울농사가 끝나고 이듬해 곡우까지, 그리고 농번기이다.
부랭이패의 경우 둔쇠를 결성하기에 앞서 소의 서열(序列)부터 가렸는데, 이는 ‘선장쇠’를 가리기 위해서이다. 선장쇠 또는 선쇠를 가려놓아야만 둔쇠로 소를 먹이는 동안 싸움이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선장쇠를 가리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수소의 주인들은 각자 소를 몰아 일정한 날과 장소에 집합시킨다. 소를 집합시키는 장소는 여름농사를 쉬고 있는 밭인 ‘빈밧’이다. 빈밧에 각자 몰고 온 소를 담아내버리면 수소들끼리 서로 싸움판이 벌어진다. 이런 모양을 두고 “찔레 붙인다”라고 하며, 찔레는 거의 1:1로 이루어진다. 최종적으로 우승한 소가 탄생하여, 그 소를 ‘선장쇠’, 그 나머지의 소를 ‘뒷쇠’라고 한다. 뒷쇠들은 선장쇠의 뒤만 졸졸 따라다닌다.
마을 안에는 날마다 둔쇠를 일정한 곳에서 집합시키고 해산한다. 그날의 당번(當番)은 이곳에 나와 “쇠 내서[소 내모세요]”라고 고함을 지른다. 당번은 둔쇠를 산야로 몰고 가서 잘 먹인 다음 해가 질 무렵에 다시 그 장소로 와서 “쇠 맵서[소 매세요]”라고 외친다. 이때의 소는 주인이 있건 없건 자기네 집으로 꾸벅꾸벅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