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7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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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工藝技術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김동섭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지역에서 생활에 필요한 도구나 물품 등 민속품들을 쓰기 편리하면서 보기에도 좋게 만들었던 기술.
[개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필요한 물건의 생산을 위한 공예는 우선 재료의 가공으로부터 시작된다. 서귀포시를 비롯한 제주의 민속품들도 제주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이용하여 생활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 사용하기 마련이었다. 말총과 대나무를 이용하였던 갓과 대패랭이, 그리고 다양한 구덕과 차롱, 정당줄을 이용하였던 정당벌립, 볏짚이 귀해 신서란으로 만든 초신, 가볍고 튼튼하였던 족낭을 이용하였던 나막신, 고운 태토를 이용하였던 옹기, 오소리·족제비 등의 털가죽을 이용하였던 모자와 가죽옷, 현무암을 이용하였던 래와 말방에, 그리고 쇳물을 녹여 솥이나 보섭 등을 만들기도 하였다.
[기술의 형태]
1. 나막신
비가 많았던 서귀포에서 생활필수품 우중(雨中)에 신었던 나막신을 통해 살펴보면, 우선 족낭이 물을 많이 머금게 되는 봄에 재료인 나무를 채취하여 이를 땅속에 묻어 습기를 잃지 않도록 보관해 두었다가 농한기에 접어들면 꺼내어 작업을 하게 된다. 먼저 발의 크기에 맞추어 재료를 제단하고, 발이 들어갈 부분과 굽을 만들 부분을 정하게 되는데, 이를 정하고 나면 자귀질로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나막신 전용의 곡쇠와 긴 호미로 속과 굽, 면을 파거나 만들고, 마지막으로 코를 만들어 단장을 한다. 이렇게 만든 나막신은 그늘에 보관하면서 충분히 건조시킨 다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2. 갓
서귀포의 공예기술 중 말총과 대나무를 이용하여 갓을 만들었던 공예는 제주만의 고유성을 지니면서 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몇 해 전 발견된 갓집 관련 장부는 제주에서 생산된 다양한 종류의 갓 제품들과, 이들 제품들이 안동이나 통영 등 주요한 지역으로 판매되고 있음을 살필 수 있는 주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어느 지역에서 어떤 제품을 주로 누가 만들었지를 알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제주 고유의 갓공예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제주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말과 제주의 고유성을 발현할 필요가 있다.
3. 주물
안덕면 덕수리 마을은 주물공예로 유명한데 ‘불미공예’라는 이름으로 1986년 4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보습·볏·솥 등을 대량으로 주조하는 곳을 ‘불미마당’이라 하는데, 불미마당은 주인인 원대장, 모든 일을 총괄하는 알대장, ‘뎅이’에 쇳물을 부어 넣는 젯대장, 용광로인 ‘둑’을 만들고 둑에 불을 피워 무쇠를 녹이는 일을 담당하는 둑대장, 목탄이나 흑연가루를 물에 타서 ‘뎅이’ 안쪽에 발라 쇳물이 그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질먹대장, 바람을 일으키는 불미부는 사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안덕면 덕수리 등지에서는 ‘뎅이’에 무쇠를 녹인 쇳물을 부어 보습을 만드는데, 이를 ‘새당보습’이라 한다. 새당보습은 철공소 등지에서 만드는 ‘정철보습’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밭갈이 때 땅속 깊이까지 잘 들어가고, 풀뿌리 등이 잘 잘리며, 쉽게 닳아 떨어지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보습의 주조는 보습의 기본(器本)인 ‘뎅이’를 만드는 일, 쟁기의 ‘무클’에 끼울 수 있도록 보습에 구멍을 내기 위한 ‘알’만드는 일, 그리고 쇳물을 ‘뎅이’에 부어 넣어 완제품을 만드는 일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의의와 평가]
생활에 필요한 민속품들은 그것을 이용했던 사람을 통해 그 지역이 갖는 문화적 사실을 증거하는 증거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들 자료를 통해 그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문화와 비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로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문화가 갖는 고유성을 증명하는 데도 기여한다. 특히 공예 부문은 민속품들의 제작 환경과 배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기에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