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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9B020104
지역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동락

[개실마을, 대한민국 20대 농촌 관광지로 선정되다]

2010년 3월 17일 개실마을에 경사스러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Rural-20 프로젝트’ 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던 것이다.

‘Rural-20 프로젝트’ 사업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G-20정상회의와 연계하여 농어촌 체험 관광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 전국의 농어촌 관광지 21곳을 선정하여, 외국인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지원하는 사업이다. 개실마을은 경상북도의 영주 선비촌, 영덕의 대진마을 등과 함께 선정되었다. 이로써 개실마을은 2010년 11월에 개최되는 G-20정상회의 참석자들이 직접 방문하는 주요 관광 코스가 되었다. 이제 개실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촌 체험 관광지로서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외국인 농어촌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개실마을이 경상북도의 3대 농촌 체험 마을이자 우리나라 20대 농촌 관광지로 자리 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점필재 김종직 가문의 종손을 비롯한 개실마을 사람들이야 말할 나위 없겠지만, 그 외에도 뒤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 개실마을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고령군청에 근무하는 김광호[1967년생] 씨를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개실마을 일등 공신 김광호 씨]

“우리 마을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 데에는 김광호 씨의 도움이 컸습니다. 2004년 우리 마을을 담당하면서부터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주었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주말에도 교회 갔다가 마을을 찾아와 담배꽁초부터 주웠습니다. 그렇게 솔선수범하기 어려운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해 주려고 하는데 우리가 가만있어야 되겠냐고 생각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이상으로 노력한 사람입니다. 우리 마을의 일등 공신입니다.” 개실마을 동장 김종수 씨[1944년생]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김광호 씨는 고령군 운수면에서 태어났다. 개실마을과는 파가 다르지만 본관도 선산김씨[일선김씨]다. 본관이 선산김씨라는 점 때문에 개실마을 일에 적극적이고 더욱 애착이 갔을지도 모른다.

김광호 씨는 운수초등학교고령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때 대구로 진학하였다. 1991년 성주에서 처음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여, 1993년에 고향인 고령군청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 후 개실마을과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1월부터로, 그 후 2009년 7월까지 5년간 개실마을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김광호 씨는 농촌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어릴 때 농사를 지어 봐서 농민과 농촌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때문에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단순히 벼농사만 지어서는 농촌 사회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떠나서 노령화되는 농촌을 변화시켜, 찾아오고 북적이는 농촌으로 다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농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관광을 통한 도농 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농촌 관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농촌 희망 1번지로 발돋움하다]

김광호 씨는 개실마을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실마을의 문화적 자산과 국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원, 주민들이 열성과 노력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개실마을의 발전 과정을 다음과 같은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해 주었다.

먼저, 2001년 12월에서 2004년까지를 마을 가꾸기 사업의 초기 단계로 파악하였다. 특히, 2001년 12월 행정자치부의 ‘아름마을 가꾸기 사업’의 시범 마을로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 주민 자치 조직인 ‘개실마을가꾸기사업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마을 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체가 꾸려졌고, 2002년에는 ‘2020년 목표’를 설정하여 20년을 준비하는 마을 발전 장단기 계획이 수립되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2년간은 마을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서림각을 건립했으며, 상하수도 공사와 흙담장 설치·우물 보수 등 각종 마을 기반 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해 완료하였다. 더불어 농촌관광대학 등을 통해 주민 리더 교육을 병행하였다. 김광호 씨는 이때 각종 시설 공사의 공사 감독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할 때 주민들의 반응은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김광호 씨는 회고한다. 양반들이 도시 사람들 밥해 주고 시중드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탐탐하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마을 리더 양성을 통해 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와 참여 의식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2005년에서 2007년은 활성화 단계였다. 이 시기 김광호 씨는 마을 지원을 위한 국가 정책 사업을 마을 가꾸기 사업과 연계시켜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였다. 2005년에는 행정자치부의 신활력 사업과 연계하여 전통놀이 체험마당과 마을체험관을 준공하였다.

2006년에는 문화관광부에서 실시하는 고택 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옥 민박집 11동을 정비하였다. 2007년에는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화산재에 전통 혼례관을 건립하였다.

그와 더불어 마을 전통 한과를 상품화하여 직접적인 농가 소득 증대를 꾀하였다. 이러한 경제적 지원과 함께 한국농촌관광대학과 사물놀이반 운영 등과 같은 주민 의식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2006년에는 개실마을가꾸기사업추진위원회를 개편하여 개실마을 영농조합법인으로 출범하였다.

이 과정에서 2005년부터 점차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민박 등을 통해 개인별 소득이 증대되기 시작하였다. 또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화한 상품들의 판로를 개척하여 백화점 등과 연계시켜 나갔다.

이러한 노력들이 인정을 받아 2006년에는 농림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촌공사가 주관한 제5회 농촌마을가꾸기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고 부상으로 상금 3천만 원을, 2007년에는 제6회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상금 1억 원을 받기도 했다. 개실마을이 명실공히 농촌 관광지로 성장하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2008년 이후 개실마을 가꾸기 사업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간 시작한 마을 및 체험관광 기반 시설들이 모두 준공되었으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주민 의식이 크게 바뀌었다. 그리고 마을을 찾는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농촌 관광 마을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을 종합 개발 사업의 성공 사례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자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사회 지도층 인사의 현장 방문이 줄을 잇고, 마침내 2010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농촌 관광 마을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개실마을의 관광 기반 시설은 대부분 김광호 씨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제가 개실마을을 위해 한 일은 많지 않습니다. 제 역할은 주민과 소통하면서 행정적인 지원을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나를 믿어 주었기 때문에 더욱 힘이 난 것 같습니다. 사실, 예산만 있다고 농촌 지원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민들이 변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 때문에 주민들의 각종 교육 참여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했고, 독려도 많이 했습니다. 원래 내가 근무한 부서는 건축 인허가 부서로 농촌 관광 지원과는 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농촌 체험 관광이 농촌 문제 해결과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농촌에 도시 사람이 많이 와서 머물고, 체험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농촌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농촌과 도시가 더불어 상생하는 도농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확신에 찬 김광호 씨의 말에서 대한민국 농촌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개실마을은 정부 정책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투자와 중·장기적 실천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성공한 케이스다. 이 과정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꾸준히 주민과 소통하고 함께 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김광호 씨는 앞으로도 개실마을 주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령군에서는 2009년 7월부터 대가야읍 쾌빈리정정골에 ‘가얏고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정골은 가야금을 창제한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만들고 제자들과 함께 연주한 것으로 전하는 마을이다. 현재 김광호 씨는 이 사업을 맡고 있는데, ‘가얏고마을’을 제2의 개실마을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실마을을 모델로 삼아 제2, 제3의 개실마을이 증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 농촌 희망 1번지’ 개실마을에서 우리 농촌의 밝은 미래상을 볼 수 있었다.

개실마을 방문객 현황 및 소득 현황

[정보제공]

  • •  김광호(남, 1967년생, 고령군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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