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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9C010103
지역 경상북도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동락

[도진리는 있을 건 다 있는 우곡면소재지]

고령군의 남단에 입지하고 있는 우곡면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과 경상남도 합천군 덕곡면과 접해 있다. 원래 고령군 하미면(下彌面)에 속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우곡면으로 바뀌었다.

우곡면은 도진리를 비롯해 답곡리·봉산리·포리·객기리 등 13개 리를 관할하고 있다. 도진리우곡면의 중앙부에 위치한 우곡면의 면소재지이다. 그런 까닭으로 도진리우곡면의 행정, 금융, 교육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도진리의 중심부인 도진3길은 우곡면사무소를 비롯해 파출소 등 공공건물들이 들어선 도진리의 ‘중심 거리’다.

먼저 도진3길 입구 좌측에는 동고령농업협동조합 도진지소와 하나마트가 위치해 있다. 원래 1980년대 중반 우곡농업협동조합으로 출발하여 1991년에 현 건물이 신축되었으나 1993년 동고령농업협동조합에 합병되어 도진지소로 바뀌었다.

우곡우체국 은 1966년 8월 1일에 개국했으며, 현 건물은 1995년 8월에 개축하였다. 우체국 옆에는 고령경찰서 우곡파출소가 위치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4월 8일 도진리에서 3·1만세 운동이 발발하자 같은 해 7월 1일자로 우곡파출소의 전신인 우곡주재소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우곡파출소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새마을금고 우곡분소는 1988년 12월에 준공하였다.

우곡면사무소 는 1914년 하미면에서 우곡면으로 바뀌면서 우곡면의 행정을 담당하였다. 우곡면사무소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우곡제일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1951년에 첫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된 교회로, 도진리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교회다. 동고령농업협동조합 도진지소와 우곡면사무소 사이에는 식당과 다방 등이 밀집해 있다.

한편, 우곡면사무소 앞으로 난 도진4길을 따라 가면 우곡초등학교 도진분교가 위치해 있다. 우곡초등학교 도진분교는 1944년 도진국민학교로 개교했으나, 1999년 9월 학생 수 감소로 우곡초등학교 도진분교로 편입되었다.

도진국민학교에는 우곡면의 상부 지역인 도진리와 시촌리, 야정리, 대곡리, 사전리, 속리 등지의 학생들이 입학했다고 한다.

도진리로 들어오는 진입부 부근에 있는 도진1길 우측에는 우곡보건지소가 있다. 우곡보건지소는 원래 우곡면사무소 옆에 있었으나 2009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였다. 그 옆에는 우곡면 노인회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도진리에는 행정과 금융, 우편, 교육, 종교 관련 시설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그 때문에 도진리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슬리퍼 신고 볼 일 다 보는 곳은 우리 도진밖에 없을 것이다. 면사무소, 보건소, 파출소, 농협, 우체국, 학교, 교회, 절 등 없는 게 없다.”고 말한다. 비록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지만,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살기 편한” 농촌 마을이 바로 도진리라고 할 만하다.

[똑 부러진 여성 면장이 이끄는 우곡면의 행정]

류정희 우곡면장은 2006년 10월 1일자로 21대 우곡면장으로 부임하였다. 우곡면 역사상 첫 여성 면장이었다. 도진리 사람들은 첫 여성 면장인 류정희 면장에 대해 칭찬부터 앞세운다. “우리 면장님, 매사에 똑 부러집니다. 여성이지만 남성들 보다 잘했으면 잘했지 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대단합니다.”

류정희 면장의 고향은 대구이다. 19세 때인 1980년 1월 고령군의 덕곡면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는데, 고령에 있는 친구가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덕곡면에서 2년 4개월 정도를 보내고 전입 시험을 쳐서 고령군청으로 전입해 들어왔고, 이후 2006년 우곡면장으로 임명될 때까지 주로 군청 본청에서 근무하였다. 31세 때인 1991년 6급으로 진급했는데, 당시 경상북도 내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연소로 6급으로 진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부녀복지계, 민원계, 총무계, 기획계 등의 부서를 두루 경험하고 2005년 사무관으로 진급하였다. 그리고 2006년 10월 우곡면장으로 부임하였다. 공직 생활을 시작할 때 잠시 면사무소에서 근무한 뒤 줄곧 본청에서 근무하다가 면장으로서 지방 행정의 최일선에 다시 나서게 된 것이다.

우곡면의 첫 여성 면장으로 부임할 때, 류정희 면장은 면 행정에 대한 생소함과 여성 면장이란 핸디캡(?)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단다. 주민들 역시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아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면장으로 부임한 후 섬세함과 친화력 등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주민들과 소통하였다. 류정희 면장은, “읍·면의 행정은 가정으로 치자면 시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작고 세밀하게 주민들과 만나야 하는데, 여성 면장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어요. 주민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고, 신뢰와 참여를 유도하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우예 면장을 하노’라는 지역 분위기가, ‘면장은 여자를 시켜도 잘 하네’라는 분위기로 바뀌었어요.” 하고 말했다.

류정희 면장이 우곡면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노력이 크게 주요했다고 한다. 우선, 면장으로 부임한 후 처음 3개월은 우곡면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여 우곡면 18개 마을을 밤마다 다니면서 사랑방에 앉아 이야기를 청취하였다. 거기서 수합된 내용을 분석하고 차트로 만들어 행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군에서는 모르는 면 주민들의 어려움과 가려움을 긁어 주는 역할을 하려고 했고, 그것이 점차 성과를 거두어 나갔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잘 통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농촌인 우곡면의 주민들은 공직자들이 따뜻하게 다가가면 그것을 쉽게 받아 줍니다. 그것이 지금도 고맙지요.” 주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소통 행정의 실천이 비결이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노인 인구가 주를 이루는 농촌 상황에서 각종 사회단체에 소속된 중장년층의 지도자들과 많이 만났다. 그리고 사회단체 조직을 정비하고 활동 방향을 제시하며 특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렇게 하여 이들 단체들이 활성화되고 단합되면서 면 전체 분위기가 활기를 띠게 되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직접적으로 나서기보다 지역 내의 사회단체를 지원함으로써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부임 당시 우곡면은 고령군에서 가장 오지라는 피해 의식이 다소간 있었다. 하지만 우곡교가 개통되는 등 각종 사회 기반 시설이 갖추어지고, 수박 특작으로 소득이 증대되면서 주민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그 결과 면 행정 수행이 한결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행정의 최고 목표는 주민들의 참여에 의한 자치 행정이며, 그 바탕에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었다.

“읍·면의 직원들이 지역 주민들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의 작은 친절, 정성 등이 주민들의 삶을 바꾸어 놓지요. 공무원 중에는 읍·면으로 발령 받으면 강등 또는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경향들이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읍·면 근무는 지방 공무원으로서 꼭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순환 보직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내가 우곡면장으로 와서 느낀 경험입니다.”

류정희 면장은 우곡면에서의 경험은 지금까지의 공직 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남녀의 문제는 행정을 실현하는 공직자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공무원이 주민 대표들과 마음을 맞추고 그것을 다시 지역 행정에 반영하는 연쇄적인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인 한 사람의 노력으로 지역이 발전하기는 어렵지요. 전체적인 주민들의 참여, 공직자와 주민들의 조화가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곡면장으로 부임한 후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직접 이름을 거명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님들, 주민 대표, 사회단체장, 재경향우회와 동창회의 도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지역과 관련된 사람들,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많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분들의 협조로 지역의 숙원 사업도 많이 할 수 있었지요. 지금까지 면장으로 있으면서 후회되는 일은 크게 없습니다.”라고 회고하였다.

류정희 면장의 앞으로의 희망은 우곡면도진리봉산리를 지역 발전 모델로 특화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도진리고령박씨 집성촌으로 경상북도의 충효마을과 장수마을로 지정되어 있다. 전통 문화를 전승하는 대표적인 마을로 손색이 없다. 이러한 문화적 기반을 토대로 국가적으로 농촌 지역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마을을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봉산리 역시 우곡교에서 면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마을로 우곡면에서는 가장 인구가 많은 마을이다. 또 경주최씨 집성촌으로 마을 전체를 문화적으로 바꾸는 사업을 해 보고 싶다고 한다. 우곡면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성 단체가 특히 많이 있고, 적극적인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주민들의 단합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민 참여를 토대로 농촌 지역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곡면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한다. 살기 좋은 농촌, 한 단계 더 발전된 우곡면을 만들어 보겠다는 류정희 면장의 당찬 소망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류정희 면장은 2010년 7월 인사이동으로, 우곡면장에서 고령군청 문화체육과장으로 부임하였다.]

[정보제공]

  • •  류정희(여, 1961년생, 전 우곡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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