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A03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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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용 |
유희순(兪喜順)[1957년생] 씨는 경상남도 합천읍 영창리가 고향이지만, 28세에 결혼한 후 1년간의 마산 생활을 제외하고는 23년째 고령에서 거주하는 고령 대가야 문화 전도사이다. 현재 거주지는 연조2리의 봉두골로, 기계유씨가 700년간 터를 일구어 온 곳이다. 유희순 씨는 고령에서 살면서도 이런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또 촌수를 따질 수 있는 가까운 친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한다.
유희순 씨의 남편은 매일 대구의 직장까지 출퇴근하는데, 그러면서도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고수하는 것은 필시 500년 대가야 도읍 터의 기운을 받아서일 것이라고 유희순 씨는 말한다. 어쩌면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입으로 이를 내외국인에게 전하는 일에 푹 빠져 살아 온 과정이 이를 반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령문화관광해설사가 되다]
유희순 씨가 대가야 문화에 관심을 가진 동기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유희순 씨는 순장(殉葬) 묘제를 주제로 한 대가야왕릉전시관이 개관했을 때 고향 친지나 친구들을 비롯한 타지 사람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면서 느낀 부끄럼 때문에 대가야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대가야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유희순 씨는 2004년 고령군에서 실시한 고령문화 교육 과정을 6개월간 이수했다. 가야사 일반을 이론과 현장 교육을 병행하여 공부했고, 4박 5일 동안 고령군 내외 유적지의 현장 견학도 했다. 이후 2년간은 일본어 명예통역가이드로 고령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대가야 문화를 입으로 전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설을 할 때는 서투른 외국어 실력으로 모자람을 많이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대가야 문화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자부심도 컸다.
고령군에서는 2007년 4월에 기존의 대가야문화가이드와 명예통역가이드를 일원화하여 고령문화관광해설사 체제를 갖추었다. 유희순 씨는 6기 교육 과정에 참여해 2주 동안 이론과 현장 교육을 받았다. 이로써 외국어와 대가야 문화의 이론과 현장 지식을 갖춘 전문 고령문화관광해설사가 되었는데, 해설 기법이 탁월하여 고령을 방문하는 VIP 손님들의 안내도 담당하고 있다. 그 중 한 고령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나도 퇴임 후 유 선생님과 같은 유능한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퇴임 후 8기 고령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받은 후 활동 중이란다.
유희순 씨는 왕릉전시관과 대가야박물관, 우륵박물관, 개실마을 등을 중심으로 방문객의 요청에 따라 관내 주요 문화 유적지 투어도 한다. 주요 투어 코스로는 양전동 암각화, 김면 장군 유적지,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대가야역사테마파크, 산림녹화숲 등이다.
때로는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안내가 바빠 힘들고 주말 근무 때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애로 사항들도 있지만, 설명을 들은 방문객이 만족감을 느끼고 다시 방문하여 자신을 다시 찾아 줄 때는 많은 보람도 느낀다. 특히 대가야 문화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자부심은 어디에도 비길 바 없는 큰 기쁨이다.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다]
유희순 씨는 고령문화관광해설사로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기도 하지만, 이를 지키는 일에도 앞장선다. 2005년에는 뜻있는 4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대가야문화지킴이’ 모임을 결성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행정 관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관내 문화 유적지를 중심으로 이를 돌아보며 상태를 점검하고 청소도 하면서 해당 문화재에 대한 공부도 하는 것이다. 지금은 회원이 30~70대까지 7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녀는 2008년 이 모임을 이끄는 회장일도 했다.
유희순 씨의 봉사 정신은 남다르다. 대가야 문화를 세상 사람들에게 입으로 전하는 일 외에도 청소년과 일반인의 상담원으로도 활동한다. 상담 봉사를 좀 더 내실 있게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늦깎이로 가야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도 마쳤다. 그리하여 2009년 10월부터는 고령군노인회에 노인부장으로 일하면서 고령문화관광해설사 역할까지 병행하고 있다. 고령의 대가야 문화 지킴이를 넘어 1만 5000명 고령 노인들의 복지까지 지켜 나가는 그녀의 가슴이 더 없이 따듯해 보인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