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원리의 중매와 서매를 잇는 삼거리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삼거리슈퍼 건물은 12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가옥이다.

지금은 14년 전 세상을 떠난 홍관호 할머니의 빈자리를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인수 받아 슈퍼를 이어오고 있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홍관호 할머니는 그 삼거리슈퍼에서 40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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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호 할머니

1924년생인 홍관호 할머니는 매원에서만 14대째 살고 있는 광주이씨 문중으로 1940년에 시집을 왔다. 시집을 온 뒤 6남매를 낳자마자 남편이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자, 할머니는 혼자서 6남매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전매청’이라고 불리는 정부 직영의 공영기업에 다니던 할머니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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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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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호 할머니의 공무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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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호 할머니 활동모습

홍관호 할머니의 아들인 이성국 씨가 어머니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어머님이 어머니회장도 하고 사회활동도 많이 하셨어요. 초등학교 어머니회장도 6년 정도 하시고 부녀회장도 하시고…… 어머니가 슈퍼하시기 전에 (활동)하셨고 칠곡군 부녀회장 같은 걸 하셨을 거에요. 그리고 제건운동본부, 박정희 대통령 당시 제건운동부 거기에서도 표창장 여러 번 받았어요. 사회활동 많이 하셨고, 굉장히 군에서 경상북도에서도 활동적인 여성 그걸 하시고 나서 동네에 돌아가시고…….”

이성국 씨가 보여준 홍관호 할머니의 표창장과 사진 등에서 할머니의 사회활동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폐쇄적이었던 농촌 마을에서 여성이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할머니의 활동적인 성격은 슈퍼를 하면서도 드러났다고 한다.

이처럼 사회활동에 적극적이던 할머니가 마을에서 슈퍼를 하게 된 동기는, 일찍이 사회활동을 접하면서 가게의 몫이 좋고, 할머니의 대외활동으로 마을 주민들과 친화력이 좋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삼거리슈퍼에 조그마한 방을 마련해 동네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여, 매원마을의 소식은 그곳에서 다 전해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매원리 주변을 통틀어 가게는 삼거리슈퍼가 유일했는데, 근처에 1949년도에 개교를 한 매원초등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슈퍼는 아이들을 위한 문구점 역할도 했다.

1970년대에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약 450여 명의 전교생이 모두 삼거리슈퍼를 이용하였단다. 또한 슈퍼에서는 당시 전깃불 대신 사용하던 등잔불의 연료인 석유나 난방 연료였던 연탄 등도 팔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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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의 삼거리슈퍼 내부

이처럼 삼거리슈퍼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슈퍼의 역할 뿐만 아니라, 우편물을 취급하는 우체국과 방송국 역할도 했다고 한다. “우편(물) 취급도 여기서 했고, 동네 전화도 한 대밖에 없었으니깐 전화 오면(은), 마을에 동네에서 전화가 오면(은) 방송으로 누구 전화 왔다고 방송을 해주고 그랬어요. 저기 전보취급도 해주고, 예전에는 전화가 없으니깐, 누구 돌아가시고 그러면은 전보치고 누가 죽었다고 하면 전보 오고.”

동네에 한 대밖에 없던 전화기가 있던 삼거리슈퍼에는 오며가는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길을 묻고 집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복덕방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그 곳에서 한평생을 보낸 홍관호 할머니의 일생을 통해 매원리의 역사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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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의 삼거리슈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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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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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내부-생활필수품이 가득한 삼거리슈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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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내부-과자들이 진열되어 있는 삼거리슈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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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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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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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슈퍼

[정보제공]

• •  이영복(여, 1950년생, 매원리 거주)
• •  이성국(남, 1950년생, 매원리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