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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인 사공택상 씨와 그의 가족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C030102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 남창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엄윤

농촌마을이라 해도 한마을에서 3대가 살아가는 풍경은 이미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집성촌에 종가집 하나 없고 제대로 된 한옥 한 채 없는 남창마을에서 사공택상[55세] 씨네 일가는 선조 때부터 젖먹이 손자까지 줄곧 마을을 떠난 적이 없다.

“마을에 좀 뭐든지 위하단 할라카이…… 아버님도 그렇고 아저씨(남편)도 그렇고. 마을에 조그만 그게 있으면은 못 참아, 무슨 고민 겉은 게 있으면 잠을 설쳐.” 사공택상 씨와 30여 년을 살아 온 아내 최윤자[53세] 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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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초 사공택상 씨 부부

지난 가을 추수와 탈곡이 모두 끝나고 한시름 놓던 시기에 손수 산에서 주웠다는 도토리로 만든 귀한 묵을 대접해 주던 그들 부부의 집에는 많은 감사패와 공로패가 벽장 한 면을 가들 채우고 있었다. 칠곡군, 동명면, 농업경영인협회, 동명동부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서 다양한 상패를 받은 부부의 화려한 경력이 한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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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택상 씨 집 거실 상장들

하지만 농민으로서 사공택상 씨의 삶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983년 농업경영인회장을 지냈다던 사공택상 씨는 당시 농민후계자로서 저리대출을 받아 소 10마리를 샀으나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한창 비쌀 때 사가지고 애를 먹이며 키웠지만 1985~1986년 소값이 폭락하면서 그 소들을 다 팔아 버리며 많은 피해를 본 것이다. 최윤자 씨는 농사라고는 전혀 모르고 살다가 처음 남창마을에 시집 왔다고 한다.

“친정이 좀 넉넉하지 못해서, 그래서 우리 엄마는 밥 먹고 안 굶고 살면 안 되겠나 카믄서 보냈는데, 시집 와가지고 농사하는 데 보내노이 농사가 어떤 건지, 나락이 어떤 건지, 보리가 어떤 건지 우예 아노. 그래 내 시집 오이 봄에는 보리타작해가 보릿집 떼고 여름에는 깔비(솔방울) 끌어가 깔비 떼고 그러더라구요…… (중략) 시집 와가지고 보고, 오기 전에 전혀 안 봐도 하는 거보고 저게 여기서 살 것 겉으면 배워야 되겠고 내가 할 일이다 생각하니께 견뎌 내겠대…….”

그렇게 부부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농사일과 석공일, 그리고 시대를 따라가는 잠업, 축업, 친환경농업 등을 이어왔다. 2008년 가을 추수는 전년도에 비해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사공택상 씨네 쌀은 기성리에 있는 어느 찜질방으로 직거래되는데, 그곳은 텔레비전에도 방영될 정도로, 참숯굴뿐 아니라 친환경 쌀로 밥을 지어주는 식사를 겸하는 식당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친환경 쌀을 재배하고 판로에 걱정이 없다 해도, 사공택상 씨는 중국이나 미국 등지에서 들어오는 값싼 먹거리 때문에 우리 쌀이 그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근심이 많다고 한다.

“여기는 빈촌입니다. 해발이 높아서 하우스 재배를 해 놓으면 노지하고 같이 나오고 해서 젊은 아덜이 하다가 계산이 안 맞아서 다 포기해 버렸는 거야. 그렇다고 고랭지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 가지고 농토만 보고 있는데, 쌀은 위에서 무한정 들어오고 있으니깐 쌀값도 형편없고, 어디 신문에 보니깐 껌 한 통 값하고 밥 한 그릇 가격하고 비슷하다, 적다 그런 말도 있대요.”

한편, 사공택상 씨의 아들 역시 남창마을에서 살고 있다. 아들은 특산품 석가공을 하는 남원석재 대표인 사공택상 씨를 따라다니며 배운 석공 일을 계속하다가 2008년부터 문화재를 보수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대 중반에 일찍 장가를 가 사공씨네 4대를 이어가는 그는 현재 1980~1990년대 유행했던 농촌동아리 4H회의 회장을 맡고 있단다. 남창마을 4H회의 회원수는 15명에 지나지 않지만 요즈음 청소년들의 체험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하는 일도 많아졌다고. 농민의 가족으로, 농토에 발 딛고 사는 사람으로서 그의 열정이 앞으로 또 마을을 위해 얼마나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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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사공태 옹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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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택상 씨

[정보제공]

  • •  사공택상(남, 1955년생, 남창마을 거주, 남창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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