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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1033
영어공식명칭 Dureongjip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강원도 삼척시
집필자 최장순

[정의]

강원도 삼척 산간 지역에서 나타나는 주거 평면 형태로 볼 때 중앙에 마루[안마루]를 중심으로 하여 방들이 주위에 배열되는 집.

[개설]

삼척 산간 지역에서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화전 민가 가운데 오십천을 따라서 분포되어 있는 특이한 평면 구조의 화전 민가가 있다. 이 집은 통상 지붕 재료에 따라 너와집, 굴피집, 겨릅집[또는 저릅집]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명칭은 “둘레둘레 돌아가며 주위에 방들이 있다.”하여 ‘두렁집’[이하 ‘두렁집’이라 한다.] 또는 ‘둘거리집’, ‘두루거리집’, ‘둘레집’, ‘둘리집’, ‘두리집’ 등으로 다양하다. 또 이 집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최대한 이용하여 산간 지역의 혹독한 자연 조건을 극복하는 생활의 지혜가 응집되어 평면, 구조 및 배치 형식 등에서 다른 지역 민가와 대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두렁집의 기본 유형]

삼척 산간 지역 중심으로 많이 나타나는 두렁집의 기본 평면 형태는 전면 3칸, 측면 2칸의 겹집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마구(마구간)가 돌출되어 ㄱ자형을 하고 있다. 형태상 용마루와 평행이 되는 면을 정면으로 하지만 측면 가운데 칸, 즉 가마정주 쪽의 쌍여닫이 판장문으로 드나들도록 되어 있는 측입형(側入型) 민가이다. 측입형 민가 사례는 이미 가야에서 출토된 신라의 집토기[가형토기(家形土器)]에서 나타나지만 이것은 형태 면에서 박공과 지붕면이 만나 까치구멍을 만드는 안동 지역의 여칸집과 삼척 지역의 두렁집 형태는 차이점이 있다. 이와 같이 측면으로 진입하는 이유는 산과 계곡 간에 배치되어 대체로 용마루와 평행하게 놓여 있는 전면 마당이 좁은 편이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간혹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을 때 전면 마당을 확보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부득이 측면의 마당을 통하여 진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지붕 개량 이전에는 너와, 굴피, 겨릅을 많이 이었지만 종종 기와를 얹은 사례도 있다.

가운데에 마루[안마루]를 두고 그 뒤로 도장[또는 샛방]을 두거나 마루를 확장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루 뒷벽에 바라지창이 없거나 도장이 있을 경우 실내에 들어서면 어두운 감이 있다. 주출입구에 들어오면 가마정지[가메정지 또는 마구정지], 봉당, 정지[부엌] 순으로 배열된다. 마구간은 가마정지 앞으로 1칸을 내달아 ㄱ자형을 하고 있다. 안방 앞쪽에는 정지가 있고, 마루 앞부분에 실내 작업 공간이 되는 봉당이 있다. 이곳 봉당의 바닥을 돋우어서 생활 용구인 채독과 김치통[나무통]을 두었다. 정지의 빈지벽 위에는 시렁을 설치하여 밥상, 소쿠리, 함지 등 정지에 필요한 물건을 얹어 놓거나 매어달 수 있도록 하였다.

주출입구 바로 앞의 가마정지가 있는 부뚜막 위에다 가마솥을 걸어 놓아 소여물을 끓일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의 아궁이를 통하여 사랑방을 데운다. 이와 같이 사랑방과 마구를 근접시키는 것은 접근 용이성은 물론 산짐승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고, 아궁이에 남아 있는 열로 가축을 기르는 데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또 사랑방의 가마정지에다 큰 가마솥을 걸어 놓고 여물을 끓여서 마구에 있는 소에게 주게 되기 때문에 작업 동선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합리성을 보여 준다.

정지의 부뚜막에는 밥솥이나 국 또는 물을 끓일 수 있는 솥을 걸어 놓았고, 이곳의 아궁이를 통하여 안방을 데운다. 정지 바닥에는 화티가 있으며, 정지와 마루 사이에는 두등불을 놓는 자리가 있다. 정지의 부뚜막 윗부분에는 산자를 펴놓고 그 위에 흙을 치받이하지 않은 막 만든 고미반자를 돌출시킴으로써 바람의 역류로 말미암아 아궁이의 불씨가 지붕을 태우지 않도록 하고, 취사 때 지붕으로부터 쥐똥과 같은 오물이 부뚜막 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였다.

사랑방의 동쪽 벽과 북쪽 벽에 통나무 2개를 걸어 시렁을 만들고 이곳에 남성들이 쓰는 모자 같은 잡물건들을 얹어 놓았다. 방의 남서쪽 모서리에는 코쿨(코클)이 있다. 코쿨은 관솔을 지펴서 방 안에 조명도 하고 난방도 하는 장치로, 가끔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기도 한다. 외부로 출입하는 문 옆에는 봉창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두운 방 안의 채광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안방은 여성 공간이다. 뒤쪽으로 통나무 2개를 벽체에 걸어서 시렁을 만들고, 그 위에 여성들이 사용하는 잡물건들을 얹어 놓았다. 방의 동남쪽 귀퉁이에는 사랑방과 마찬가지로 코쿨이 있다.

방의 윗부분은 고미반자이며, 그 위에 지붕이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수장 공간으로는 내부에 도장과 고방, 마구 윗부분에 소다락 등이 있다. 마루 아랫쪽에도 구덩이를 파서 무나 배추 등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마루 위에서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마루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하였다. 외부 수장 공간으로는 꼬질간[또는 헛간]이 있다. 즉 수장 공간을 외부에 두기보다는 주거 내부에 두는 경향이 강해서 주거 내 수장 공간 비율이 다른 지역 민가들보다 훨씬 크다.

도장은 마루 뒤쪽에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마루 또는 안방에서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도장의 용도는 곡식을 보관하는 수장 공간이지만 어린 자녀들이 잠을 자는 공간이기도 하였다. 이는 식구가 늘어 가면서 취침 공간으로 이용되는 경우이다.

고방은 곡식을 넣어 두는 단지나 정지에 필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정지 옆에 설치되어 있고, 벽은 송판으로 된 빈지벽이다. 바닥과 천장은 통기를 위하여 송판 마루 구조로 되어 있다. 고방 아래쪽에는 연료인 장작을 보관하여 둠으로써 정지에서 쉽게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마구에는 가축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쌍여닫이 판장문을 설치하였다. 마구의 윗부분에는 소다락을 설치하여 겨울에 먹일 콩깍지 등 여물과 간단한 농기구나 집안에서 쓰는 연장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장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구 한쪽 측면에는 재래식 화장실인 측간[또는 통시]이 붙어 있다. 이렇게 측간이 몸채에 달린 것은 두렁집뿐만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채록되는 전(田)자 집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마구에 측간을 근접 배치함으로써 위생 시설 집중화를 도모하여 마구에서 나오는 우분(牛糞)과 측간에서 나오는 인분(人糞)을 함께 거름더미에 쌓아 두었다가 밭에 거름으로 쓸 수 있다는 것과 산간 지대로 갈수록 폭설이 내릴 때 측간을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편을 없애는 한편 밤에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몸채에 붙여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지붕 형태는 팔작지붕과 우진각지붕 중간 형태이며, 용마루 양끝에는 배연 기능을 하는 까치구멍이 있다. 지붕 내부는 그대로 개방하여 정지에서 생기는 연기를 양측 까치구멍으로 배출되도록 하였다. 측간 지붕은 처마를 내달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지붕 모양은 부섭지붕과 비슷하다.

집 내부에서도 취침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방은 토벽이고, 작업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정지·봉당·마구의 벽은 모두 널로 이은 빈지벽이다. 이 널은 아래위로 각재를 보내고 그 각재에 홈을 파서 판을 끼우는 방법을 썼다.

전체로 보면 마루와 봉당 중심으로 남여 공간 분리가 이루어져 있다. 안방 쪽에는 여성의 작업 공간인 정지, 사랑방 쪽에는 남성의 작업 공간인 마구가 각각 설치되어 있다.

[세겹집의 두렁집]

두렁집에서 확장하여 발달된 유형은 사랑방과 안방 공간이 뒤쪽으로 반 칸 확장되고, 정지 앞쪽에 고방이 반 칸 확장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발전되면 마구 옆으로 봉당과 고방이 한 칸씩 확장되어 전면 3칸과 측면 2칸에서 전면 3칸과 측면 3칸으로 측면 칸 수가 1칸 증가되어 총 9칸의 세겹집 규모로 확장된다고 볼 수 있다.

세겹집이란 전면 3칸, 측면 3칸의 9칸집을 말한다. 집의 전체 윤곽이 거의 정사각형[정방형(正方形)]에 가까우며, 한 용마루 아래 세 줄로 각 방이 배열된 경우이다. 일명 ‘사방집’, ‘세줄박이집’이라고도 한다.

세겹집은 주출입구가 있는 측면 줄에서부터 마구·가마정지·사랑방 순으로 되어 있다. 가운데 줄에는 상하 1칸의 봉당과 마루 및 한 칸의 샛방, 나머지 측면 줄에서는 정지·안방·뒷방 순으로 배열된다.

이렇게 세겹집이 될 경우 봉당과 마루공간이 커지고 안방이 커짐으로써 가사 작업 공간과 거주 공간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서 발전되면 마구가 돌출되어 10칸으로 된다. 위생 상태가 가장 안 좋은 가축 사육 공간인 마구를 돌출시킴으로써 통풍이 원활히 되도록 만든 형으로, 뒷방·웃방이 부가되어 거주 공간이 느는 경향을 보인다.

[네겹집의 두렁집]

9칸의 세겹집에서 더 발전되면 네겹집이 된다. 네겹집이란 전면 3칸, 측면 4칸의 12칸집이다. 집의 전체 윤곽이 용마루와 직각 방향인 Y축 방향으로 긴 직사각형[장방형(長方形)]이며, 한 용마루 아래 네 줄로 각 방이 배열된 경우를 말한다. 일명 ‘네줄박이집’이라고도 한다.

네겹집의 평면 구성을 보면 주출입구의 측면 줄에서부터 마구·가마정지·사랑방[또는 아랫사랑]·웃방[또는 윗사랑] 순으로 배치된다. 가운데 줄에는 봉당 2칸, 마루 1칸 또는 2칸, 샛방 순을 이룬다. 주출입구의 반대쪽 줄에는 고방, 정지, 안방, 뒷방 순으로 배치된다. 두렁집의 기본형 평면과 비교해 보면 뒤쪽으로는 웃방·샛방·뒷방, 앞쪽으로는 고방과 봉당이 부가되어 12칸 규모로 확장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발전하면 주거 내에서 위생 상태가 가장 안 좋은 가축 사육 공간인 마구를 대지 내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시키고 돌출시켜 13칸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고방을 주거 안에 두지 않고 별개 동으로 독립시켜서 몸채로부터 분리시켰다. 이를 꼬질간이라 한다.

[두렁집 의의]

두렁집의 기본 형식인 7칸형에서 고방과 봉당을 추가하거나 뒷방이나 샛방 등 거주 공간을 추가해서 9칸형으로 확대시켜 세겹집으로 만들고, 여기에 또다시 마구를 돌출시켜 10칸이 되도록 하고, 다시 정지와 고방을 부가 설치함으로써 12칸의 네겹집으로 규모를 확장하여 방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있다. 여기에서 더 발전되면 세겹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주거 내에서 위생 상태가 가장 안 좋은 마구의 통풍이 원활하게 되도록 돌출시켜 13칸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다.

삼척 산간 화전민들은 가족 구성원 증가에 따르는 취침 공간 부족과 함께 실내에서 작업하고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주거 안에 구획된 공간을 필요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의 하나로 방 확장은 다른 무엇보다 절실하였으며, 결국 민가의 기본 형식에 방의 부가 확장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공간 확장을 꾀하였다. 그러나 9칸형 이상의 두렁집은 내부 공간이 확장됨에 따라 7칸형에 비해 건물이 측면 방향으로 길어지고 내부 공간이 커져서 거주자들에게 일조, 환기, 채광 등에 많은 불편을 주게 된다. 이렇게 9칸형과 12칸형으로 공간이 몸채 내에서 확장되는 것은 거주자들에게 일상생활에 부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삼척 지역에서 12칸 이상의 두렁집이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두렁집의 기본 형식에서 방의 확장은 삼척 산간 지역 특유의 지역 변용을 통하여 가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방 배열에 7칸형의 기본 유형에다 Y축 방향으로 방을 부가함으로써 두렁집의 주거 공간 확장을 이루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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